인지 부조화 이론의 정의
인지 부조화 이론이란 우리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생각과 정반대 되는 어떠한 정보를 접할 경우에 나타나는 현상을 뜻하는 용어입니다. 인간은 자기 생각이나 믿음과 반대되는 두 가지 이상의 가치가 동시에 나타날 때 정신적인 스트레스나 불편함을 받게 되는데 이때, 자기 행동이나 태도가 불일치 혹은 부조화가 되는 불균형 상태를 말합니다. 이를테면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모순된 행동으로 표출되거나 의도와 무관하게 해석이 될 때 발생하는 불쾌감이 인지 부조화인 것입니다. 자기 생각과 모순되는 행동의 원인은 사회관계의 이유가 대부분이며 모순적인 행동에 대한 불쾌감은 긴장감이나 초조함의 불안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인지 부조화 상태라는 건 심리적 긴장과 불편을 해소하고 부조화를 해결하기 위해서 무의식적으로 기존 자신의 태도나 행동을 변화시킨 것을 뜻합니다. 인지 부조화는 인지적 영역일 뿐이며, 인지 부조화를 느끼는 강도에 따라서 이를 줄이기 위해 발현되는 행동이나 태도를 인지 부조화 상태라 말하는 것이기에 둘은 별개의 개념입니다. 이 때문에 모순을 교정하기 위한 행동은 인지 부조화의 다음 단계인 것이며 발현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인지 부조화는 자신만이 진위를 알고 있기 때문에, 타인의 반응을 보고 섣불리 그것이 인지 부조화임을 결론짓기 어렵습니다. 또한 문화마다 인지 부조화가 발생하는 맥락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서양에서는 개인주의 문화가 발달하였기에 개인의 선택 상황에서 인지 부조화를 겪는 반면, 동양은 관계를 중심으로 한 집단주의 문화가 발달하였기에 개인보다는 타인을 위한 선택 상황에서 인지 부조화를 경험하게 됩니다. 인지 부조화는 머릿속으로만 생각하거나 분명한 행동 표현을 하지 않았을 때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자신의 내부 세계가 갈등과 모순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닌, 내부와 외부 세계의 모순 상황이 뚜렷하게 나타날 경우에만 나타납니다. 인지 부조화 이론은 1956년에 미국의 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가 출간한 <예언이 실패할 때>와 1957년 저술한 <인지부조화 이론>에서 처음 발표되었습니다 "페스팅거"는 사람들의 의견이나 행동에 영향을 주는 심리 기제는 모순을 조화롭게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라 부조화를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즉, 어떠한 신념이나 믿음에 대한 태도나 행동이 불일치할 때 부조화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때 자신의 태도에 변화를 주어 부조화를 감소시키려는 것이라는 겁니다. 인지 부조화를 자기 합리화 개념과 혼용하기도 하지만 이는 엄연히 다른 개념입니다. 인지 부조화는 증상이며 자기 합리화는 인지부조화 증상에 대한 대응입니다. 자기 합리화는 인지 부조화인 상태일 때 이를 해소하기 위해 행동을 일치시키려고 생각을 바꾸는 현상입니다. 즉, 인지부조화에 의해 자기 합리화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인지 부조화 이론 연구
인지 부조화를 처음 제안한 "레온 페스팅거"는 스탠퍼드 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그는 60명의 학생을 각각 20명씩 A, B, C의 집단으로 나눈 뒤 실 덩이를 접시에 올렸다 내리는 것과 같은 단순 반복 작업을 한 시간가량 수행시켰습니다. 이후에 A, B 집단의 실험자들에게는 다음 실험 참가자들에게 방금 진행한 이 실험이 재미있었다고 설명해 줄 것을 제안했습니다. 그리고 대조군인 C 집단에게는 아무런 제안을 하지 않았습니다. 일부 실험자들은 다음 실험참가자들에게 자신들이 진행했던 반복 작업이 재미있었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거짓말에 대한 대가로 A 집단에게는 1인당 1달러의 보상을 해주었고, B 집단에게는 20달러의 보상을 해주었습니다. 보수를 받은 뒤에 실험자들에게 그들이 진행했던 단순 반복 작업이 실제로 정말 재미있었는지를 다시 물어봤습니다. A 집단은 그 시간이 가치 있었으며 꽤 재미있었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연구자들이 사실 그 실험은 아무런 의미도 없었던 단순 반복 작업이었다고 설명했음에도 이를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반면 보상을 더 높게 받은 B 집단은 실험이 전혀 재미가 없었다고 답변했습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일까요? 이는 A 집단은 거짓말에 대한 적은 보상이 자신의 거짓말을 정당화시키기 어렵기에 실험이 재미있었다고 생각을 바꿔버린 것으로, 자신들이 1달러를 받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라 실제 이 실험이 재미있었다고 생각하는 인지 부조화 상태를 보인 것입니다. 높은 보상을 받은 B 집단은 자신의 거짓말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받았기에 인지적 조화가 이루어졌고 이 때문에 실험이 재미없었다는 생각이 더욱 확고해져서 두 집단에서는 상반된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이에 "패스팅거"는 다른 실험도 진행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동료들과 함께 사이비 종교에 신도인 척 잠입하여 신도들을 관찰하였습니다. 사이비 종교의 교주는 "지구에 곧 종말이 오니 돈을 내서 구원받아야 한다"라는 허무맹랑한 주장을 하였습니다. 사이비 종교의 신도들은 교주의 말을 맹신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당연하게도 교주가 말한 날짜에 지구 종말은 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신도들은 자신들의 간절한 염원으로 종말이 오지 않았다고 합리화하며 자신들의 신념을 더욱 강화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들은 그들의 인지 부조화를 줄이기 위해 합리화로 자기 자신마저 속이는 선택을 한 것입니다.
실생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인지 부조화
인지 부조화는 실용적으로 활용되기도 합니다. 특히 교육 분야에서는 동기 부여에서 응용되는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욕구는 학생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어떠한 보상을 주지 않았음에도 자발적으로 공부를 하는 것에서 얻는 즐거움이 자기 정당화 효과를 준다는 것입니다. 실제 유치원생들에게 보상을 주고 퍼즐을 맞추게 할 경우, 아이들이 아무런 보상을 받지 않고 맞출 때보다 퍼즐에 흥미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는 인지적 조화를 이루기 위해 자신의 노력이 많을수록 결과에 대해 좋게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보상에 의한 것이 아닌 자발적인 노력을 할 때, 결과와는 상관없이 더 만족하는 것입니다. 또한 심리치료에서도 이 이론을 응용할 수 있습니다. 환자에게 자신의 치료를 자유롭게 선택하게 한 후, 그 치료에 돈과 노력이 들어갈 경우에는 치료의 효과가 더욱 좋았습니다. 또한 인지 부조화는 마케팅에서 활용되기도 합니다. 소비자는 물건을 구매할 때 구매 결정에 대해 많은 부조화를 경험합니다. 이를테면, 소비자는 고가의 상품을 구매할 때 망설이게 되는데 이때 "당신은 이 물건을 소유할 가치가 있는 성공한 사람입니다"라는 메시지를 활용한다면 소비자는 자신의 선택이 옳다고 확신하게 됩니다. 또한 소비자가 구매한 물건이 만족스러울 경우, 소비자는 구매 전에 가졌던 기대와 제품의 성능이 일치하여 올바른 소비를 했다는 생각에 인지 부조화가 줄어들게 됩니다. 이는 제품의 재구매로 이어지게 되며 그렇기에 마케터들은 소비자들에게 해당 제품이 소비자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고 그 과정에서 인지 부조화를 줄여줌으로써 고객의 이탈을 막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생활에서 인지 부조화는 부정적인 형태로도 많이 나타납니다. 우리는 우리 주변에 금연을 선언하면서도 계속해서 흡연하는 사람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은 흡연이 건강에 해롭다는 것을 알기에 금연을 결심하면서도 결국 흡연하는 행위를 정당화시키고 자신의 생각을 바꿔서까지 흡연을 지속합니다. "흡연해도 건강하게 살다가 죽는 사람들이 더 많아. 나 또한 그럴 거야.", "금연을 하면 군것질을 많이 하게 돼서 살이 찐다던데 비만은 흡연보다 더 큰 만병의 근원이야", "금연을 하게 돼서 생기는 스트레스가 건강에 더 안 좋을 거야"라며 자신의 생각을 변화시킵니다. 이렇듯 인지 부조화는 자신을 합리화시키고 자신을 기만하는 삶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자신이 틀렸음을 인정하고 실수를 인정하면 인지 부조화는 문제로 발현되지 않을 것입니다. 자기 자신을 속여서까지 합리화할 것이 아니라 실수를 인정하고 실수로부터 새로운 것을 배워나가는 건강한 사고를 가진 사람이 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만약 누군가가 이유 없이 당신을 싫어한다면, 상대방에게 사소한 부탁을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평소 당신을 별로 안 좋아하는 직장동료가 있다면 그에게 업무에 관한 조언을 구한다던가 업무에 관해 모르는 것을 알려달라고 부탁하는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면전에서 받는 부탁을 거절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그게 직장동료일 경우에는 그는 당신의 부탁을 들어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상대방에게는 인지 부조화가 일어나서 당신에 대한 호감도가 상승하게 될 수 있습니다. 이는 자신이 싫어하는 상대에게 도움을 준다는 것에 인지 부조화가 일어나게 되어 자신의 인지적 조화를 위해 당신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것입니다. 이는 인지 부조화에 대한 많은 서적에서도 권장하는 방법입니다. 2024년을 마무리하기 전에 가까워지고 싶은 상대에게 사소한 부탁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심리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플라세보 효과 가짜 약이 주는 놀라운 효능 (0) | 2024.12.10 |
---|---|
베르테르 효과 유명인의 자살을 모방하다 (0) | 2024.12.09 |
심리적 스트레스 우리 몸을 병들게 하는 근원 (0) | 2024.12.05 |
후광 효과 매력적인 용모가 미치는 영향 (0) | 2024.12.04 |
깨진 유리창 이론 사소함이 부르는 범죄 (0) | 2024.1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