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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침묵의 나선 이론 소수의 의견이 사라지는 이유

by 심취녀 2024. 12. 27.

침묵의 나선 이론을 나선 그림으로 설명한 사진
침묵의 나선 이론을 나선 그림으로 설명한 사진

침묵의 나선 이론의 개요

침묵의 나선 이론이란 여론이 형성될 때 자기 생각이 다수의 생각과 일치하면 적극적으로 동조하지만 소수의 입장에 해당할 경우에는 타인에게 안 좋은 평가를 받게 되거나 고립되는 것이 두려워 침묵하는 현상을 뜻합니다. 여론이 형성되는 과정이 마치 한 방향으로 쏠려있는 나선 모양과 같아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침묵의 나선 이론은 인간이 무리에서 배척당하여 느끼는 고립에 대한 두려움과 주류가 되고 싶다는 강한 욕망을 드러냅니다. 이 이론은 도덕적인 문제나 공공의 문제의 의견 등 주관적 생각에만 적용되며 명백하게 진실과 거짓 사실을 드러낼 수 있는 문제에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여기에서 변수는 다수의 의견을 반영하는 TV와 같은 언론의 영향력과 소수의 입장을 공개 표명하려는 의지가 있는지입니다. 이 이론은 독일의 커뮤니케이션학자이자 독일의 여론조사 기관 알렌스바흐 연구소 설립자인 "엘리자베스 노엘레-노이만"이 제시했습니다. 이는 그녀가 나치 정권하에서 선정성 장관을 위임했던 "요제프 괴벨스"와 함께 근무했던 경험에서 비롯된 주장으로 독일의 2차 세계대전 이전 사회적 정치적 경험에서 나온 것이라고 합니다. 그녀는 매스미디어가 여론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이것이 과소평가된다고 보았습니다. 그녀는 1974년 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한 영상을 시청하게 했는데, 영상에서는 어떤 사람이 등장해 화난 표정으로 공공장소에서 흡연하는 것이 타인에게 피해를 주기에 반대한다고 큰 목소리로 주장하였습니다. 영상을 시청한 후 실험 참가자들에게 영상을 본 소감을 말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때 피실험자들 주변에는 다른 사람들을 배치했습니다. 피실험자 중 흡연을 하는 사람들은 주변에 배치된 사람 중에 비흡연자가 있으면 강력하게 흡연권 주장을 하지 못했습니다. 이것은 주변에 배치된 사람들이 비흡연자들일 경우 그들의 의견이 우세하다고 판단하여 동조하는 획일화의 입력에 의한 것입니다. 이를 통해 "노엘레-노이만"은 인간은 고립되는 것을 두려워하기에 자신의 입장이 소수의 의견이라고 판단되면 그것을 감춰야 한다고 생각하여 침묵의 나선이 일어난다고 말했습니다. 침묵의 나선 이론은 심리학자 "솔로몬 애시"의 '동조 연구'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애시"는 자신이 확실하게 믿는 것조차도 집단의 압력에 의해 자기 의견을 굴복시킨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이를 한 실험을 통해 입증하였습니다. 연구진들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A, B, C, X라는 이름을 붙인 4개의 선을 보여줍니다. X선과 동일한 길이의 선을 찾는 아주 단순한 실험이었고 정답은 A였습니다. B와 C는 누가 봐도 X선과는 확연하게 다른 길이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B를 정답으로 말하게 시킨 뒤, 한 명의 피실험자를 투입했습니다. 연구진은 X선과 동일한 길이의 선을 찾으라고 한 뒤 한 명씩 정답을 발표하게 했습니다. 정답을 B로 말하기로 맞춘 참가자들은 모두 B라고 말했고 그들이 입을 맞췄다는 사실을 모르는 피실험자는 당황스러워합니다. 피실험자의 차례가 왔을 때 피실험자는 다수의 의견을 따라 정답을 B라고 말하였습니다. 이는 모두가 B라고 하는 상황에서 A라는 대답을 하게 되면 고립될 거라는 두려움과 걱정으로 집단 압력에 의해 자신의 의견을 굴복시킨 것입니다. 이처럼 소수의 입장이 다수의 입장을 따라가게 되는 현상을 새로운 개념은 아니지만 침묵의 나선 이론은 이를 광범위한 매스미디어 여론 이론으로 통합시켰다는 점에서 주목받습니다.

침묵의 나선 이론의 사례와 장단점

"노엘레-노이만"의 이론은 매스미디어의 역할과 이로 인한 여론 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습니다. 침묵의 나선 이론으로 인해 매스미디어의 역할이 '제안 효과'에서 '강 효과 패러다임'으로 회귀되었습니다. "노엘레-노이만"은 <침묵의 나선 이론 여론 형성 과정의 사회심리학> 저서에서 침묵의 나선 이론이 생기는 4단계의 가설을 구성했습니다. 1단계는 권력자가 화두 되지 않았던 화제를 제시합니다. 2단계로 권력자의 입장과 반대 의견을 주장하기 어렵기에 권력자가 제시한 화제가 옳은 것으로 인식합니다. 3단계는 해당 화제에 대해 반대 의견이 나오지만 소수 의견이며 이러한 반대 의견이 옳지 못하다고 여깁니다. 4단계는 반대 의견은 소수 의견이 되어 다수로부터 비판을 받아 포기하고 침묵합니다. 침묵의 나선 이론의 사례는 선거와 같은 투표가 끝난 후에 볼 수 있습니다. 유권자들은 투표가 끝난 뒤 당선자에게 투표했다고 발언하지만 실제 투표 결과와는 상이합니다. 이는 우리가 고립되지 않고 다수의 의견에 속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선거일이 가까워질 때 언론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는 것도 "밴드왜건 효과"로 인해 여론이 쏠리는 것을 막고자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타인의 의견이 자신의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선거 시기에 '대세론'이 형성되면 자기 의견을 밝히기가 어려워지는 것입니다. 침묵의 나선 이론의 다른 사례는 1971에 서독에서 사형제도 여론 분석 결과를 통해 볼 수 있습니다. 사형제도에 대한 찬반 조사를 진행했을 때 초기에는 비슷한 분포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매스미디어에서 해당 문제가 논의되자 여론의 분위기는 사형제도 반대표로 휩쓸렸습니다. 추후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사형제도를 반대하는 의견이 대다수였습니다. 이는 서독 매스미디어들이 사형 제도 반대 논조를 펼쳤다는 점과 다수의 의견이 반대쪽으로 지배적이었던 분위기가 사형제도 찬성자들이 침묵하게 만든 결과입니다. 침묵의 나선 이론은 커뮤니케이션의 핵심 이론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매스미디어가 반대로 소수의 의견을 다수의 의견처럼 보이게 만든다면 우리 또한 그 의견에 주입될 수도 있기에 매스미디어는 중요한 책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는 알고리즘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SNS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들을 접하지만 이는 나와 SNS 친구 관계를 맺은 사람들의 소식이나 내가 선호하는 콘텐츠들이 알고리즘을 장악합니다. 이 때문에 나와 가까운, 내가 팔로우하는 사람들의 의견이 다수의 입장이라고 착각하게 됩니다. SNS는 소수의 영향력 있는 사람들의 영향력이 강하여 그들의 의견에 지배당하기 쉽습니다. 어떤 여론에 관해 판단을 유보하고 있는데 이때 형성된 집단 의견에 동조해야만 한다는 압박을 받습니다. 이는 SNS상에서는 더더욱 소수의 의견을 주장하는 것이 어려워지는 추세임을 말합니다. 침묵의 나선 이론은 선거 시기에 언론매체 역할에 대한 중요한 문제를 제기해 준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침묵의 이유를 단순화시킨다는 점과 침묵 효과를 대항할 수 있는 공동체의 힘을 과소평가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침묵의 나선 이론은 고립되기를 두려워하는 인간의 심리가 크게 작동합니다. 그러나 이는 우리가 소수의 의견일 경우 그들의 의견을 배척하는 행동이 전제되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소수의 의견이라고 무조건 배척하고 비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인구학적, 문화적인 차이를 고려하여 적절히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