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방관자 효과의 정의
방관자 효과란 인간이 혼자 있을 때보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어려움에 부닥친 사람에게 도움을 주지 않게 되는 현상을 뜻하는 심리학 용어입니다. 방관자의 사전적 정의는 어떠한 일에 관여하지 않고 지켜보기만 하는 사람을 뜻합니다. 이처럼 방관자 효과는 여러 문제들이 생겼을 때 방관함으로써 문제가 생기는 상황에서 사용합니다. 또한 방관자 효과는 다른 사람들의 행동에 따라 본인의 행동을 결정하기에 방관자의 수가 많을수록 자신 또한 방관자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수가 모이면 힘이나 능력이 향상되기에 도움을 주기 쉬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주위에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도움을 줄 확률이 낮아진다는 역설적인 상황을 말합니다. 그래서 방관자 효과는 단순히 개인의 성격적인 측면으로 해석하기보다는 사회적인 상황 요인을 고려하여 해석합니다. 구경꾼 효과 혹은 대중의 무관심이라고도 합니다.
2. 키티 제노비스 사건과 도요타 상사 살인 사건
방관자 효과의 가장 대표적으로 알려진 사례인 키티 제노비스 사건과 도요타 상사 살인 사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첫 번째로 키티 제노비스 사건은 1964년에 키티 제노비스라는 한 젊은 여성이 자신의 집 근처에서 강도에게 공격당하는 사건을 일컫습니다. 그녀와 강도와의 사투는 30분이 넘게 이어졌으나 키티 제노비스는 결국 사망하게 됩니다. 그녀가 죽어가는 동안 다수의 목격자들이 있었으나 사건 현장에서 그녀에게 도움을 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해당 사건이 일어났을 때 <뉴욕타임스>에서는 38명의 목격자가 있었다는 오보를 하였으나 키티 제노비스의 남동생이 조사한 결과 해당 사건의 목격자는 6명이었고 그중에서 2명만이 신고를 한 사건입니다. 이 사건이 알려진 후 방관자 효과를 제노비스 신드롬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다른 사건. 1985년에 일어난 도요타 상사 살인 사건입니다. 이 사건을 노인들을 대상으로 7,500억 원의 사기 사건을 벌인 도요타 상사의 회장 "나가노 가즈오"가 30여 명의 목격자들 앞에서 살해당한 사건을 말합니다. 해당 사건이 일어날 당시에 "나가노 가즈오"가 연행되는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그의 집 앞에는 30여 명의 기자들이 모여있었습니다. 그때 갑자기 두 명의 남성이 나타나서 "도요타 상사 회장을 죽이러 왔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들은 유리창을 깨고 자택에 침입하여 회장을 살해하였는데 목격자들 모두가 범행을 지켜보기만 했습니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사례들이 있으나 이 두 가지 사건이 방관자 효과의 대표적인 사건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두 가지 사건에서는 각각 6명, 30여 명의 다수의 목격자들이 있었습니다. 피해자들이 죽어가는 동안 목격자들은 왜 방관을 한 것일까요?
3, 방관자 효과는 왜 발생하는가?
방관자 효과는 본인이 나서지 않아도 다른 누군가가 나서서 도와줄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본인이 나서면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하여 방관하는 상태를 말하는 것입니다. "누군가는 도움을 주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는 것입니다. 이를 심리학 용어로 책임 분산이라고 합니다. 또한 방관자 효과는 다원적 무지 이론(pluralistic ignorance)으로도 일부 설명할 수 있습니다. 다원적 무지란 자신이 태연하게 행동하는 것은 정확하게 이해하지만 타인이 태연하게 행동하는 것은 정말로 태연한 상황이기 때문에 태연한 것이라고 잘못된 이해를 하는 것입니다. 분명히 긴급한 상황임에도 타인들이 해당 사건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면 크게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 타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요?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도움이 필요한 상황일 때 도움을 받기 위해서는 특정한 사람을 지정하여 도움을 요청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거기 파란색 모자를 쓴 남성분 경찰에 신고해 주세요!"라는 식으로 특정한 누군가를 지목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할 경우 "누군가는 도와주겠지"라고 생각하며 방관자 역할을 하던 사람에게 일종의 책임을 부과함으로써 지목당한 사람이 행동할 가능성을 높이게 하는 것입니다. 또한 직접적인 도움 요청을 받은 사람은 그 요청을 무시할 경우 주위의 시선이 부담스럽기에 도움을 강제하는 효과를 줍니다. 저는 방관자 효과에 대해 알아보면서 2009년에 개봉한 "조민호" 감독의 영화 <10억>이 떠올랐습니다. 영화에서는 어떤 한 여성이 건물 안에 있는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고 나오다가 흉악범과 부딪히게 됩니다. 그 여성은 흉악범에게 바로 사과를 하였으나 흉악범은 여성을 폭행하며 칼로 여성을 찌르는 끔찍한 범행을 저지릅니다. 사건이 일어날 당시에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을 포함한 8명의 목격자가 있었으나, 그 누구도 그 여성을 돕거나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그들 중 누군가는 카메라로 범행 장면을 촬영하기까지 합니다. 그리하여 그 여성은 사망하였고 추후 사망한 여성의 남편은 카메라에 찍힌 영상을 통해 8명의 목격자들을 찾아냅니다. 그리고 방관하였던 8명의 목격자들을 한 명씩 죽임으로써 복수하는 내용을 담은 영화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고 굉장히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저 상황에 있었다면 흉기를 든 흉악범 앞에서 용기 있게 나서서 도울 수 있었을까?"라는 질문에 쉽게 답을 하기 어려웠습니다. 당연히 경찰에 신고는 했겠지만 여성을 돕기 위해서 흉악범에게 몸을 던지는 것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선택이기 때문입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그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방관자 효과는 영화 <10억>에서는 단지 영화의 한 소재일 뿐이지만 키티 제노비스 사건과 같이 우리의 삶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이며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현상입니다. 사람들은 타인을 "우리"라는 내집단과 "그들"이라는 외집단으로 분류를 하고는 합니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도움이 필요한 상대가 내집단 구성원일수록 방관하지 않고 도움을 줄 확률이 높아집니다. 나와 직접적인 유사성이 없는 외집단에 대해서도 보편적 인간에 대한 내집단 의식을 가지고 그들을 우리로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자신의 인식부터 바꾸는 것이 우선입니다. 어떠한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처했을 때, 도움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나"일 수도 있고 "나의 가족"일 수도 있다는 것을 늘 인식하여 우리 스스로 방관을 극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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