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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방어 기제, 나를 보호하는 무의식적 반응

by 심취녀 2024. 11. 27.

1. 방어기제의 역할

방어기제란 우리의 자아가 잠재적 불안의 위협을 받을 경우, 무의식적으로 스스로 상황을 다르게 해석하면서 자신의 감정적 상처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는 행위를 가리키는 정신분석 용어입니다. 방어기제를 사용함으로써 인간은 자기 마음의 평정을 찾을 수 있는데, 방어기제라는 용어가 처음 사용된 것은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논문 <방어의 신경정신학>입니다.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인간의 모든 행동이 본능적으로 동기화가 되는 것처럼 불안을 피하려는 점이 방어적이라고 보았습니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불안을 기피하며 불안으로부터 벗어나기를 바랍니다. 따라서 인간은 외부의 갈등으로부터 비롯된 불안에서 자아를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방어기제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방어기제는 외부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자아 사이에 겪는 갈등에 적응하는 역할을 하여 정신건강과 심리 안정에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갈등의 사건 자체를 해결하거나 변화시키려는 것이 아닌 왜곡된 관점으로 해석하기에 사회생활에 적응하기 어려워지기도 합니다. 방어기제에는 다양한 것들이 있으며 주로 투사, 부정, 합리화 등의 방법들이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여러 가지 형태를 가진 방어기제들은 사실을 왜곡시켜 해석하거나 사실 자체를 거부한다는 점들이 무의식적으로 작용한다는 공통된 특징이 있습니다.

2. 미성숙한 방어기제의 종류

대표적으로 알려진 미성숙한 방어기제는 자기부정입니다. 자기부정이란 외적인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 자체를 거부하는 것을 뜻하며, 외적인 상황에서 불편한 부분에 대해 거부함으로써 정서적인 갈등을 해소하고 심리적인 상처를 줄이는 것을 말합니다. 자기부정은 위협적인 상황과 같은 극단적인 경우에 많이 나타납니다. 두 번째로는 투사가 있습니다. 투사의 가장 흔한 모습은 어떠한 일의 원인을 타인의 탓으로만 생각하며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죄의식에서 벗어나지는 것을 말합니다. 타인에게 막말과 비난을 하는 것도 투사와 관계가 있습니다. 자신의 분노와 공격성과 같은 부정적인 모습들도 타인에게 원인이 있다고 해석하며 의처증과 의부증도 투사의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세 번째로는 왜곡입니다. 왜곡은 심리적 충만감을 충족하기 위해 외적 상황을 기이하게 재구성하는 것을 말합니다. 앞서 말한 세 가지의 방어기제는 병적인 수준의 방어기제에 해당하며 서로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병적 범주의 방어기제는 꿈을 꾸거나 유년기에도 흔히 나타나고는 합니다. 그 밖에도 무의식적인 충동을 행동으로 표현함으로써 연관된 갈등을 해소하려 하는 행동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이득을 얻기 위해 사소한 신체의 불편함을 지나치게 걱정하는 건강염려증, 무의식적 갈등이 신체 증상으로 표현되어 이유 없이 몸이 아프다고 호소하는 신체화, 수동적으로 복종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피하적인 태도를 취하는 수동 공격성 행동, 갈등을 피하기 위해 과거 발달 단계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퇴행 등은 주로 성인에게서 보이는 방어기제입니다. 이러한 방어기제를 드러내는 사람들은 사회생활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고 미성숙한 모습으로 현실대처 능력에 문제가 있습니다. 인격장애나 중증 우울증이 있는 사람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모습입니다. 미성숙한 방어기제 중에서 우리가 평상시에 자주 사용하는 방어기제로는 합리화라고 생각합니다. 합리화는 어떠한 상황에서 그럴듯한 이유를 붙임으로써 사실과 다르게 정당화시키는 방법입니다. 스스로는 타당하지 못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상황을 합리화시켜서 잘못된 해석을 하는 것입니다.

3. 성숙한 방어기제의 종류

모든 방어기제가 미성숙하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의 자아가 위협을 받았을 때, 정서적으로 건강한 성인은 성숙한 방어기제를 보입니다. 성숙한 방어기제는 우리가 다양한 인간관계와 사회생활 등을 통해 높아진 절제력으로 가능하다고 봅니다. 성숙한 방어기제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자신의 욕구가 아닌 타인의 만족감을 위해 행동하는 이타주의와 자신의 욕구를 무익한 행동이나 건강한 사고를 통해 무의식적인 행동으로 충족하는 승화,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전의식 차원에서 축소하거나 미뤄두는 억제가 있습니다. 우리의 자아는 원초아와 초자아와의 갈등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며 다양한 정서적 위협과 불안으로부터 회피하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아의 붕괴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방어적인 행동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무의식적으로 발생하는 많은 방어기제는 결코 현실을 직시하지 않는 미성숙한 방어기제로 나타날 확률이 높습니다. 평소에 저는 합리화를 방어기제로 많이 사용했었습니다. 나 자신에게 실망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 합리화할 수 있게 그럴듯한 거짓 이유를 만들어내고는 했습니다. "라퐁텐"의 이솝 우화 중 <여우와 신포도> 이야기가 대표적인 합리화의 예시가 아닐까 싶습니다. 한 여우가 나무에 달린 포도를 발견하게 됩니다. 여우는 포도가 먹고 싶어서 온갖 노력을 하지만 포도는 높은 곳에 달려있어서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자 여우는 "저 포도는 너무 시어서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을 거야"라며 맛있어 보이는 포도를 신 포도라고 스스로 규정해 버렸다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여우와 신포도> 우화 속의 여우처럼 저에게 주어진 달콤한 포도를 신 포도라고 합리화한 게 얼마나 많았는지 깨달았습니다. 방어기제에 대해 공부를 하고 나니 "이제 와서 사과해 봤자 상대방은 이미 다 잊었을 거야"라며 미뤄둔 사과의 말처럼 불편한 상황을 피하기 급급했던 저의 모습이 부끄럽게만 느껴졌습니다. 어떠한 일로 자아가 상처받거나 위협받을 때 이 상황을 올바르게 인지하여 의식적으로 성숙한 범주의 방어기제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야만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올바른 해결책을 찾아 나설 수 있을 것입니다. 방어기제가 무엇이며, 어떤 형태의 것들이 있는지 잘 이해해야만 타인이 나에게 방어기제를 사용할 때 타인의 심리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으며 자신 또한 올바른 방어기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성숙한 방어기제를 통해 더욱 성숙한 자아로 성장하는 우리가 되길 바랍니다.